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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 [Miscellaneous/여행] - [라스베가스 방문기 2편] 우릴 두고 떠난 환승 비행기와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feat. CES2024)
Hello! 나델라
부스에 상상이상으로 정말 많은 방문객이 들렀다. 중간중간 VIP 투어까지, 세 명이서 준비해서 갔는데 한 사람도 쉴 시간이 없을 정도 였으니. 우리도 강남에 있는 스타트업인데, 오세훈 서울시장님은 코트라 한국관에 바퀴살없는 자전거 업체만 보고 가셨다. 흑흑
잠시 화장실 간 사이에, 동료의 빨리 튀어오라는 전화. MS의 나델라가 우리 바로 옆 부스에 방문했다는!! 옆 부스가 베스트 혁신상을 수상한 팀이어서 우리도 덕분에 홍보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었는데, 덕분에 나델라를 실물로 영접하게 되었다. 혹시나 우리 부스까지 와줄까 계속 뚫어져라 보고있었지만, 가버리셨다. 사전에 MS 직원들이 MS와 협업할 회사가 있는지 둘러본 후, 기습적으로 딱 두 팀만 보고 가셨다고.
그렇게 매일 전시 끝나고 녹초가 되어 베네시안 호텔 내부를 지나서 퇴근할때마다, 길을 정말 많이 잃고 헤맸다. CES 전시장 내 식사는 정말 유명할 정도로 맛이 없어서 힘이 정말 없다. 한 번은 헤매이다가 밖으로 나온 줄 알았더니, 웬 걸 베네시안 호텔의 자랑인 인공하늘 이었다. 지도도 잘 없고 헤매다 겨우 카지노를 찾아서 나올 수 있었다. 참고로 호텔마다 카지노가 호텔 입구쪽에 위치하고, 라스베가스 호텔 들은 일부러 호텔 내부를 복잡하게 만들어 헤매게 한다고 한다.
라스베가스 호텔 투어
그래도 라스베가스까지 왔는데 저녁 시간이 조금이라도 날 때마다 메인스트릿에서 가볼 수있는 유명 호텔 들을 구경해보았다. 라스베가스는 각 호텔 들 마다 독특한 컨셉을 지니고 있고, 로비와 카지노에 반영되어있다고 해서 기대를 하며 돌아다녀봤다. 다른 지역과 다르게 라스베가스는 메인스트릿에 한해서는 밤에도 안전한 편이라 맘 편히 돌아다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카지노 보다는 각 호텔 1층의 특이한 디자인과 조형물들, 혹은 쇼들을 보는게 좋다. 카지노는 결국 규모만 좀 다르고 다 똑같은 구성이다. 그리고 잘나가는 호텔은 최소 베팅액이 크다. 싼게 없다. 무서워 딜러 형아들.
벨라지오 호텔은 베네시안 호텔에서 15분 정도 걸으면 갈 수 있다. 피곤했지만 우버타고 가기엔 돈아까웠던 거리라 걸어가서 본 벨라지오 호텔 분수쇼. 할리우드 영화들 보면 라스베가스 항공샷 나올 때 꼭 나오는 곳. 음악에 맞춰 벨라지오 호텔을 배경삼아 뿜어지는 분수는 정말 멋있었다. 정면에서 보고싶었으나, 곧 있을 F1 행사 무대 설치 공사때문에 통제되어서 호텔 안에서 볼 수 밖에 없었다.
맞은 편에는 파리를 축소해서 옮겨놓은 듯한 에펠탑과 건물들이 있다. 미니 에펠탑에는 실제 에펠탑처럼 내부에 식당이 있는데, 이 식당에선 벨라지오 분수 쇼를 정면에서 만끽하며 식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언뜻 본 가격에 돈지랄이라 생각하고 패스했다.
분수쇼를 감상하고 벨라지오 호텔의 카지노도 한 번 돌아보았다. 오는 비행기편에서 블랙잭을 열심히 연습했지만! 분명 치팅코드가 들어있을만한 블랙잭 기계에 돈을 털리고.. 동료와 함께, 많이 보이는 버팔로라는 슬롯머신에 앉아 보았다. 동료는 규칙을 이해할 수 없는데 왜 버팔로가 자꾸 뛰어가는지 신기해하며 단 10분만에 투자금의 2배를 넘게 버셨다. 럭키가이. 그냥 끊임없이 뛰더라. 부러웠다. 나는 안뛰었다. 소놈..
다시 북측으로 걸어가면서 지나는 시저스 팰리스는 어마어마하게 크다. 호텔이 길을 걸쳐서 여러동 이다. 라스베가스는 이런 로마나 이집트 테마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정원도 엄청 멋지게 꾸며놨고 홀려서 감상을 하던 와중에, 시저스 팰리스에서도 길을 잃었다.
숙소 앞의 미라지 호텔은 안에 들어가보진 않았다. 대신 유명한 화산쇼를 꼭 보고 싶었는데, 매번 시간이 안맞거나 전시회 연락처 정리하다가 놓쳤다. 8시쯤인가 화산쇼의 웅장한 소리만 들렸다. 그러다 네트워킹 행사를 다녀오면서 혼자 걸어오는 길에 클라이막스 즈음의 쇼를 볼 수 있었다. 벨라지오 분수 쇼만큼의 웅장함은 아니었지만 분수를 화산으로 보이게하는 조명과 불질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한 번은 볼만하다. 추천.
다음은 트레져 아일랜드. 이름에 혹해서 카지노에서 잭팟이라도 터질까 설레며 들어갔다. 하지만 규모에 비해 제일 구렸다. 그리고 룰렛하다가 카지노 매니저와 싸웠다. 자초지종은 이렇다. 초보 딜러로 보이는 앳된 백인 친구가 있는 반자동 룰렛 자리에 앉아서 베팅을 했다. 딜러가 공은 직접 굴려주고 점수나 돈계산은 기계가 해주는? 난 좀 높은 배율에 베팅을 했고 땄다! 근데 머신에 Winner라고 반영이 되지 않았다. 기계 오류라고 매니저 부르겠다고 기다리라더니, 스파이더맨 괴롭히는 제이제이 편집장 같은 놈이 와서 뭐라 얘기나누더니 다짜고짜 공을 룰렛에서 꺼내서 다시 돌려버린다. 그래서 이전 게임이 없던 게임이 되버렸다?? 댐잇!
내 돈 내놓으라고 하니 기계의 로그를 까서 보여주면서 너는 당첨된 적이 없다고 한다. 임마, 결과가 인식이 안돼서 로그가 안남은거잖아... 초보 딜러는 첨엔 너네가 winner맞다고 했었는데 짤릴까봐 그런지 안절부절. 우리는 열심히 싸웠지만 돈은 못 돌려 받았고, 너네 카지노에서 게임안한다고 일어났다. 그러는 우리에게 대머리 빡빡이는 "너네가 카지노 룰을 이해못하는 놈들이라서 그렇다"고 말했고, 우리는 "니네 카지노 기계 썩었다"고 말해주고 나왔다.
똥 같은 기분을 뒤로 하고, 씩씩 거리며 도착한 윈 호텔은 세련되고 멋졌다. 화려한 실내 볼거리에 우리의 기분을 풀어주었고, 똑같은 구성의 카지노에 잠깐 앉아서 또 1달러도 안되는 바우처를 기념품 삼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윈 호텔에서도 큰 행사가 열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고, 밖에서 보기에도 호텔의 객실 규모가 어마어마해 보였다. 여기서 한 번 묵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곳이었다.
윈 호텔에서 멀찍이 보이는 트럼프 호텔은 금으로 빛나는 것 처럼 보였고 호기심에 가볼까 싶었지만, 우버기사가 트럼프호텔엔 카지노가 없다는 말 한 마디에 깔끔히 접었다. 라스베가스는 각 호텔에서 독점으로 운영하는 공연도 많다. 이건 따로 포스팅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위 지도에서 엑스칼리버 호텔 밑 쪽에 위치하는, 라스베가스 메인스트릿 입구 쪽에 스핑크스와 피라미드로 우릴 맞이하던 호텔 룩소도 방문해 보았다. 특이한 외관, 압도적인 공연 숫자, 음식점과 매장 들이 줄지어 있는 호텔 룩소는 다른 여타 호텔들과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많이 역동적이었고 카지노 규모도 굉장히 컸다. 전반적인 느낌은 호텔보다는 멀티플렉스의 느낌이랄까?
모든 호텔 들을 꼼꼼히 구경해볼 시간은 없었지만, 그래도 특색있는 호텔 들을 찍먹하면서 짧게 경험해보았다. 왜 라스베가스에 다녀온 사람 들이 호텔 돌아본 얘기들을 그렇게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정말 전시와 쇼, 유흥만을 위해 사막 한가운데 지어둔 도시,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시인 라스베가스에서의 호텔 투어는 꽤 해볼만 한 일이다. 돈을 많이 벌게 되면 호텔마다 1박을 하면서 투어를 해보고 싶다는 단 꿈을 꿔본다.
라스베가스 먹을 거리, 주변 관광지는 다음 편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