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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금융지식

부채는 나쁜 것? 부채가 많은 기업은 나쁜 회사?

by 래리Kim 2016.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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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빚'이라는 단어는 제법 부정적인 의미를 띄고 있다.


 그렇다면 빚, 즉 부채가 많은 기업은 무조건 나쁜기업일까?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에 대한 정의는 주관적일 수 있다. 하지만 IMF를 거치며 부채가 많은 기업은 무조건 나쁜 기업이라는 인식이 높아졌고 투자에 있어 안정추구를 우선하는 분들도 굉장히 많아졌다.

 

이것이 사실인지 쉽게 살펴보자.

 

 


[ 좋은 부채? 정말? ]

 

 만약 내가 하기만 하면 반드시 투자한 돈의 2배 이상을 버는 사업을 발견했다고 하자. 돈이 1억이 필요한데 수중엔 2천만원밖에 없다. 당신이라면 8천만원을 빌릴 것인가, 2~3천만원씩 투자할 동업자들을 모을 것인가?

 

 이 경우 보통 전자를 선택한다. 왜? 나혼자 다 먹을 수 있고, 빌린 돈은 이자만 주면 되니까. 동업을 하면 번 돈을 투자한 돈의 비율에 따라 나눠야되니 내가 가질 파이가 작아질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부채가 많은 기업 또한 동일한 논리를 따른다. 확실한 수익이 보장된다면 주식을 많이 발행해서 주주를 많이 모아 자금을 조달하는 것 보다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기존 주주들에게 많은 돈을 벌어주게 된다.

 

 또 한 가지의 부채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이 있는데, 계약수주로 인한 계약금을 선수금으로 받았을 경우, 재무제표엔 '부채'로 기록된다. 회계에서 발생주의 원칙에 따라 계약과 계약금을 수령함으로써 수익실현가능(Realizable) 조건은 만족했지만, 아직 계약 조건에 대한 이행(Earned)을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채'의 성격을 띄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각한 문제로 인해 계약이 파기되지 않는 한, 일반적으로 계약금으로 받은 선수금은 계약 이행과 함께 자본으로 현금화된다. 미래 수익에 대한 확실한 지표가 된다는 것이다.

 

 

재무제표의 마법. 계약의무를 이행하니 부채가 현금이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긍정적인 성격을 띄는 부채라고 볼 수 있다. 선수금으로 인한 부채가 많이 잡혀서 높은 부채비율을 가진 기업이 무조건 나쁜 기업이 아닐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물론 요즘 말이 많은, 400%이상의 부채를 진 채 번 돈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좀비기업들은 당연히 위험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부채비율이 높다고 무조건적으로 위험하거나 주주들 돈을 빨아먹는 나쁜 기업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 부채로 인한 절세효과? ]

 

 부채는 일정 부분의 절세효과가 발생하기도 하는데(다음 손익계산서 포스트에서 자세히 다시 설명하겠다), 이는 이전 "재무상태표 쉽게 이해하기" 포스트에서 설명한 기업에 이해관계가 얽힌 세 집단의 돈을 가져가는 순서 때문이다.


 또 호떡장사로 예를 들어보자. 내가 호떡 재고를 팔아 2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이에 매출원가와 판매비/관리비를 제한 금액(50만원이라고 하자)이 15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일반적으로 이 영업이익에서 채권자, 정부, 주주가 순서대로 돈을 가져가게 된다.

 

 만약 친구에게 50만원을 주주로서 투자하면 배당금으로 10만원을 주겠다고 하고, 내 돈 50만원과 합쳐 100만원으로 시작했다고 가정하자(부채0 자본금 100만원). 재무상태표상 친구의 돈을 자본으로 잡자는 말이다. 이 경우,  영업이익 150만원에서 2억이하 법인세율인 10%를 적용하여 15만원을 뗀 135만원이 최종 번 돈(당기순이익)이 된다. 그 후 배당으로 친구에게 배당금 명목으로 10만원을 지급하면 125만원이 남는다. 

 

 

손익계산서 일부. 회계의 마법

 


 반면에 친구에게 50만원을 빌려주면 이자로 10만원을 주겠다고하고, 똑같이 전체자산 100만원으로 시작해보자(부채50+자본50). 재무상태표상 친구의 돈을 부채로 잡는 경우가 되는 것인데, 친구에게 돈을 땡겨온 것은 똑같지만 전혀 다른 결과가 발생한다. 이자비용은 채권자의 몫으로서 정부가 가져가는 돈보다 우선권이 있으므로, 150만원에서 10만원을 먼저 뗀다. 그 후 140만원에 대한 10%인 14만원의 세금을 정부가 떼어간다. 이 경우 최종 번 돈(당기순이익)은 126만원이고, 재무제표에도 최종적으로 현금 126만원이 남는다.

 

 친구에게 똑같이 10만원의 현금이 나갔지만, 친구가 조달해준 돈을 자본금으로 두냐, 부채로 두냐에 따라서 세금이 달라지는 효과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부채로 인해 절세라는 긍정적인 측면 또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번 포스트에서 보듯이 부채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무조건 부채가 많은 기업이라고 기피할게 아니라,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의 내용을 잘 보고 긍정적인 부채이며 성장성이 있는지 따져보고 결정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보며 마무리 한다.

 

Posted by 사과머리남편, 샤그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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